1년 전 겨울의 선택과 성공. 가을 야구에는 왜 이렇게 차이가 있을까요?
지난해 최고의 자유계약선수 투수인 엄상백과 최원태는 모두 예상보다 높은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엄상백은 한화 이글스와 4년 78억 원, 최원태는 삼성과 4년 70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엄상백은 지난해 기준 764 ⅓ 이닝 305경기에서 45승 44패 28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최원태는 217경기에서 1,134 ⅓ 이닝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하며 자유계약선수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두 선수 모두 한국 우완 투수 중 두 자릿수 승수 시즌을 기록하며 탄탄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시장 가치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며 자유계약선수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각자의 금액에 걸맞은 부담과 기대감을 안고 2025년에 입성했습니다.
정규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계약 첫해는 실패로 볼 수 있습니다. 엄상백 감독은 28경기 80이닝 동안 1홀드, 평균자책점 6.58로 2승 7패만을 기록했습니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좀처럼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결국 시즌이 진행되면서 불펜으로 강등되었습니다. 최원태 감독은 시즌 중 부상자 명단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로테이션을 채웠습니다. 27경기 동안 124⅓ 이닝에서 8승 7패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하며 8승 7패에 그쳤습니다. 예상대로 계약 첫 해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팀 전체가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획득하며 로스터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로써 정규 시즌 부진에서 다시 한 번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삼성은 구원 등판으로 시리즈를 시작했고, 최원태는 NC 다이노스와의 1차전에서 구원 등판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아웃도 기록하지 못한 채 단 4구만 던지다 마운드에서 내려왔습니다. 또한 시리즈 2차전에서 비선수로 분류되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포스트시즌 부진이 계속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17경기(선발 6경기 25이닝)에 등판해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6을 기록하며 크게 약해졌습니다. 하지만 올해 최원태는 반전했습니다.
그는 SSG 랜더스와의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복귀해 6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치며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을 허용하며 팀을 프리플레이 리드로 이끌었습니다. 삼성은 3-1 시리즈로 앞서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화 이글스와의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허용하며 또 한 번의 퍼펙트 게임을 던졌습니다. 그는 삼성을 1차전 패배에서 구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한때 "내가 너무 못해서 모든 비난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며 자책했지만, 이제는 팀원들로부터 '코디 폰스'라는 별명을 얻으며 신뢰받는 에이스가 되었습니다. 올해 한화의 에이스로 리그를 지배한 코디 폰스에 대한 플레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반면 엄상백은 어떨까요? 그는 지난 19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했습니다. 팀이 4점 차로 1-5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크게 접전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엄상백은 2아웃을 소화하며 마지막 투구에 대한 의지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선두 타자 이재현을 볼넷으로 내보냈습니다. 김태훈은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첫 투구에서 강민호에게 시속 136km 체인지업으로 좌익수 투런 홈런을 허용했습니다. 점수 차는 1-7로 벌어졌습니다. 엄상백이 결정적인 홈런을 내주며 사실상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한화가 9회말 2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엄상백에게 허용한 2점은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토토사이트
시리즈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엄상백은 기회를 놓쳤습니다. 78억 원 계약에 부응하지 못한 그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남은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무시당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최원태는 70억 원의 가치를 과시하며 포스트시즌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